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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그 집이다.... 자주 쓰던 물건도 손을 떠나 체온이 사라지면 참 생소하다. 그 집에는 그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아쉬움도 함께......
아버지는 스물아홉이 되던 해에 초라한 초가집 한채를 부수고 그 자리에 이 집을 지으셨다. 넓은 마루는 한 여름에는 모기장을 치고 밤 하늘을 보면서 자고 겨울에는 차가움에 다른 방으로 가려면 발바닥을 오무리고 깡총깡총 뒤어가야 했다. 부엌 위에는 다락이 있었는데 여름이면 동생들과 다락에 올라가 놀기도 했고 어느해 여름에는 개울가 우리 논이 장마에 떠내려가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슬레트 지붕이었는데 다시 바꾸면서 양철지붕으로 바꾸어 겨울에는 방에 있는 물이 얼을 정도로 추웠다. 그래서 아버지는 일찍 일어나서 불을 피우고 아궁이 근처에 아이들 신발을 가지런히 데워 놓았고 가족들이 눈을 뜰 무렵에는 방바닥이 따끈따근해져 서로 일어나지 않으려고 이불을 뒤집어 쓰곤 했다.



이제 그 집을 떠난지 20여년이 되었다. 아버지는 고향을 등지면서도 노후에 다시 돌아 오겠다고 모든것을 그대로 두었다. 하지만 겨우 1년에 한 두번 들리기를 벌써 20여년째 되풀이 하고 있다. 그동안 집은 낡아 다시 살기는 어려울듯(지금 다른 사람이 살기는 하지만..)하고 옛 모습은 사라지고 추억만이 진하게 남아있다. 허물어지고 임시 판자를 붙여 늘여지어서 그때의 모습 하고는 사뭇 다르다. 아버지도 이제는 돌아갈 생각은 없는듯 하지만 진한 추억에 정리할 생각도 없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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