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고에 더 많은 사진이 있습니다.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

산골 마을에 겨울 밤은 유난히 빨리 찾아왔다. 주위는 검은 산으로 둘러 쌓이고 하늘에서는 별이 쏟아질듯 빛나고 있었다. 긴 겨울밤이지만 별다른 군것질 거리는 없었다. 화로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깊은 밤으로 빠져들어 갔다. 그 시절 동네에는 작은 가게 하나가 있었고 그나마도 2km 정도의 떨어져 있어 집에 특별한 손님이 오기 전에 가게까지 가는 일은 드물었다.

마을을 하루에 서너차례 오가는 버스가 유일한 교통수단이었고 비포장 도로에서 먼지를 피하여 도망가듯 꽁무니에 먼지를 달고 달리며 마을의 정적을 잠시 깨뜨리기도 했다. 그리고 외부와 연결된 유일한 통로는 기차였고 명절이면 집을 떠나있던 가족들이 돌아오는 기쁨의 통로이고 다시 떠나는 슬픔의 통로이기도 했다.

한참이나 걸어야 했던 등교길은 십여분이면 지나쳐 버린다. 도시의 대형 매장만큼이나 규모가 큰 농협 하나로마트가 생기고 승용차의 이용증가로 기차역은 한가롭다. 도로는 포장되고 별장형의 농가주택도 생겨나고 농가의 창고에는 트랙터를 비롯한 고가의 농기구들이 가득하다.

많은 변화가 있는 고향의 동네이지만 구석구석에 스며있는 추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짙어지는듯 하다. 어쩌면 무의식중에서 희미한 추억에 스스로 옷을 입히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 작은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을 볼 수 있다. >



copyright © 2000 걸리버의 양수리 여행 all rights reserved.